지난 1일 실종된, 승객과 승무원 228명이 탑승한 에어프랑스 소속 AF447편 여객기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한 프랑스와 브라질 정부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가 없자 일각에서는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의문의 실종사건이 재현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일 한 조종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궂은 날씨 속을 비행하던 여객기가 벼락에 감전되며 전기장애를 일으켜 연료가 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로, 미국에서는 지난 40여년 간 한 번도 벼락으로 인한 비행기 추락사고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여객기가 벼락에 맞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며, 대부분의 여객기는 벼락에 맞아도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실종된 여객기는 최근 점검을 마친 최신형으로, '벼락 추락설'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실종된 에어프랑스 여객기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1997년 출시한 A330-200 기종이다. 두 개의 엔진으로 운항하며 재급유 없이 약 1만2500km를 날 수 있다. 이번에 실종된 여객기는 지난 2005년 투입되었으며, 지난 4월16일 최종점검을 받은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다. 이 여객기는 지금까지 약 2500회에 걸쳐 1만8800시간을 운항했다.

릭 케네디 GE항공 대변인은 "A330에 탑재된 CF6-80E 엔진은 현재 1만5000여대 항공기에 탑재되어 있으며 전세계의 항공기 엔진 중 가장 신뢰성 있는 모델"이라며 "엔진 고장이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당시 아주 강한 터뷸런스(난기류)로 인해 기체가 크게 흔들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든 항공기들이 터뷸런스를 경험한다"고 말해 '날씨에 의한 사고'라는 지금까지의 추측이 불확실함을 시사했다.

사르코지는 이어 "전문가들은 현재 어떠한 구체적인 분석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운항사와의 최후 교신 및 기상 조건의 분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객기가 매우 빠른 속도로 추락해 구조요청을 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인항공의 크리스 예이츠 항공 전문 애널리스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추정되는 바로는 여객기가 갑작스러운 대변동(catastrophic)으로 인해 기체의 제어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추락했다는 것"이라며 "여객기는 아주 빠른 속도로 추락했을 것이며 여객기 조종사는 응급 구조 요청을 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통신은 또 "만약 이번 여객기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지난 2001년 아메리칸항공(AA)의 충돌 사건으로 인해 265명이 사망한 이래 최악의 항공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기류 이상 지대인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발생한 숱한 항공기, 선박 등의 실종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영국 BBC는 여객기가 실종된 지점은 브라질 공군의 발표에 따르면 버뮤다 삼각지대와 유사한 미스터리 현상이 발생하는 '남대서양 이상(South Atlantic Anomaly, SAA)'지역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에서 북동쪽으로 300여km 떨어진 '페르난도 드 노로냐' 군도 부근인 이 지역은 동일한 고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자기장의 밀도가 높은 SAA 지역이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전기장애도 SAA 지역에서 발생하는 특성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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