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순방길에 나선 마잉주 대만 총통(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하는 등 최근 양안(중국 · 대만) 관계 회복을 등에 업고 외교 보폭을 넓히고 있다. 마 총통은 "중국과의 협력 체제가 구축되면서 한국과도 교류 재개를 본격화할 때가 됐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2일 엘살바도르의 마우리시오 푸네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마 총통은 엘살바도르와 대만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자연스럽게 회동했다. 1979년 미국과 대만 간 국교단절 이후 대만 총통과 미국 고위 관리가 한자리에서 만난 예는 거의 없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마 총통은 엘살바도르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미 의원들과 접견하기도 했다. 마 총통은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호텔 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으며 대신 미 의원들이 호텔로 찾아와 만났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이 과거와 달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대만은 지난달 18일부터 열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대만이 국제기구 회의에 참석한 것은 37년 만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