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가 핵실험 이후 고려 중인 압박 카드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도발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분석돼 우리 군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군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25일부터 27일까지 평안남도 증산군 인근 서해상에 선박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하고 금명간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북한군은 작년 초부터 NLL인근 육지의 해안포 전력을 30% 이상 늘려온 것으로 알려져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의 남북간 국지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현재 서해 NLL 지역을 담당하는 북한군 황해도 사곶 서해함대사령부 소속 제8전대의 주력 부대가 배치된 기린도 · 순위도 · 대수압도 등에는 각각 8~10문씩 배치된 해안포가 주기적으로 발사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 북한 섬은 백령도와 대연평도 사이 제1 · 2연평해전이 발발한 해상 인근과는 수㎞ 이내에 불과해 남북간의 군사 충돌은 일촉즉발인 셈이다. 북한군이 자국 영토에 근접한 서해 NLL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기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최근 우리 군이 5~6월 꽃게잡이철에 북한 해안포 위협에 대비,최근 위기대응 매뉴얼을 대폭 보강한 것도 이런 북한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북한군이 서해 NLL에서 도발을 감행한다면 예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대북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북한군이 최근 들어 해안포 증강 배치 등을 통해 서해함대사령부의 전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은 교전 시 기존의 함정 충돌 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첨단화된 우리 고속정과 이지스함에 비해 북한 함정의 함포 성능은 크게 뒤떨어져 있어서다. 더구나 우리 군은 2차연평해전 당시 적의 기습 선제사격에 대응할 수 없도록 우리 군의 손발을 묶어놓았던 '경고방송 및 밀어내기 차단기동'우선원칙을 제거하는 등 교전규칙도 변경했다.

따라서 대북 전문가들은 서해상에서 우리 군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해안포와 더불어 중단거리 미사일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군 서해 실크웜미사일 · 스틱스미사일기지 등에서 지난해 3,5월 시험발사를 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항공기를 통해 함대함 미사일인 스틱스 미사일을 개조한 공대함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적이 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대북감청부대에 근무했던 한 고급 장교는 "북한군은 우리 해군의 전투력이 월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해안포나 미사일 공격에 의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분석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