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리 부총재 외교부와 협의회 참석차 방한
"아동보건.교육이 경제성장 동력됐을 것"

사드 후리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부총재가 21일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나라의 공헌에 사의를 표했다.

한국 외교통상부와 유니세프의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후리 부총재는 이날 외교통상부 회의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공헌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올해 1분기 한국 후원자들이 유니세프에 기부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증가했다"며 "환율변동과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수치는 놀라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았던 우리나라가 이제 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들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라는게 그의 평가다.

후리 부총재는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뤄낸 국가로 유명하다면서 아동들의 보건과 교육 분야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이 큰 성장동력이 됐을 것이라는 나름의 분석도 내놨다.

그러면서 "내년에 G20(주요 20개국) 의장국이 되는 한국이 이 부분에서도 다른 국가들의 훌륭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니세프의 활동 목표와 관련, 후리 부총재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 그리고 각종 질병과 기아로 고통받지 않고 합당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채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나아가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1천5백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에이즈로 부모를 잃었고, 2백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엄마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됐다"며 "국제 사회는 에이즈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후리 부총재는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이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는 그들이 가진 다양한 문화적 경험으로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장애아동의 경우 아무 불편없이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니세프에서의 경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서아프리카 여성들을 목격한 일을 꼽았다.

그는 "그들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지으려고 5km나 되는 길을 걸어서 물을 나르고 있었다"면서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과 낙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떠올렸다.

후리 부총재는 "역경에 굴하지 않는 그들의 열정이 나에게 유니세프 일을 계속 할 힘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