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하나가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이 화석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척 오래됐다는 것. 무려 4700만년 동안 땅 속에 묻혀 있었다. 또 하나는 놀라운 보존 상태. 털 모양과 마지막 먹이까지 추정할 수 있을 정도다.

영국 BBC방송은 20일 미국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이 이 화석을 대대적인 선전과 함께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전시된 화석의 별칭은 ‘이다(Ida)’. 힌두교의 여신 이름을 따왔다. 모습은 여우원숭이를 닮았다. ‘다위니우스 마실라에’라는 학명이 붙은 이 화석은 1980년대 독일 다름슈타트 근처 메셀 피트라고 불리는 유적지에서 발견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영장류의 먼 조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흥분하고 있다. 마주보는 엄지손가락, 쥘 수 있는 손, 갈고리 형태가 아닌 손톱 등 인간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원숭이 인간 등 현재의 고등 영장류와 그들의 먼 조상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르웨이 오슬로 자연사박물관의 요른 후룸은 “인간의 직접적인 조상에 가장 근접한 화석”이라고 평가했다. 화석 전문가인 옌스 프란첸 박사는 “이번에 전시된 화석은 세계 8대 불가사의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석의 의미가 과대포장됐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카네기박물관의 크리스 비어드 박사는 “이 화석에 대해 좀 더 정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며 “화석의 의미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것이 드러나면 과학의 대중화에 오히려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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