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수준에 등록금은 절반..미 학생 증가 추세

질적 수준은 미국 최고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필적하면서 학비는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캐나다 대학으로 진학하는 미국학생 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일간 글로브 앤 메일 지가 18일 보도했다.

글로브 앤 메일 지는 최근 캐나다 명문 대학들이 경제 위기 와중에서 엄청나게 비싼 대학 등록금 조달에 어려움을 느끼는 많은 미국 가정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캐나다 대학들에 대한 미 고등학생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노바스코샤의 핼리팩스에 있는 델하우지 대학 3학년 생인 리디 맥카르시 양의 말을 인용, "캐나다 대학들은 학교 수준은 미국의 최고 아이비리그 대학 수준인데, 학비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싸다"면서 "마치 숨겨진 보석과 같다"고 전했다.

외국 유학생의 경우 델하우지 대학을 1년 다니는 데 필요한 경비는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대, 책값, 의료보험료 등을 모두 포함 2만3천636달러 정도인 데 비해, 미국 보스턴대학을 다니는 데 드는 비용은 이의 3배에 가까운 6만1천794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델하우지 대학의 1년 등록금은 1만4천달러에 불과했으나, 보스턴 대학은 4만5천달러에 달했으며, 또 기숙사비와 식대의 경우 델하우지는 학생 1명당 7천940달러를 청구하는 데 비해 보스턴대학은 이의 두 배 가까운 1만3천862달러를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 대학에 다니는 미국 학생 수는 9천 명으로 12년 전의 2천300여의 4배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토론토대학의 재닛 허드 학생처장은 환율과 경제 위기 등 경제-정치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다 워싱턴, 보스턴, 뉴욕 등 주요 지역을 겨냥한 학생 유치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면서 미국 학생 수가 지난 7년 새 3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허드 처장은 이어 미국 부모들에게 토론토대학에 다니는 데 3만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말하면, 으레 한 학기 비용이 그렇다는 것이냐고 되묻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대학의 경우, 지난 5년간 미국 학생 수가 22% 증가했으며, 1학년 신입생 중 미국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의 몰튼 맨델슨 학사 담당 부국장은 "우리는 미국 학생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등록금이 싸다는 사실을 강조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냥 맥길이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니 지원하라고 하면 나머지 계산은 각자 알아서 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대학들은 미국 학생 유치가 학교 재정에 크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학교의 국제적인 이미지도 강화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sangin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