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사후 회고록 '국가의 죄수(The Prisoner of the State · 사진)'가 홍콩에서 발간하자마자 매진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다. 자오 전 총서기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때 온건노선을 펼치다가 실각,2005년 사망할 때까지 연금 상태에 있었던 인물.톈안먼 사태 당시 권력 심층부의 막전막후를 소상히 기술한 이 책은 19일 세계 주요 국가에서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7일 홍콩의 일부 서점들이 주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이 책이 진열대에 오르자마자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오는 29일 시판 예정인 중국어판에 대한 주문도 쏟아지고 있다.

자오 전 총서기는 녹음 테이프에 당시 상황을 구술한 뒤 손자들 장난감과 음악 테이프 사이에 보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책에서 리펑 전 총리 등 강경파들이 사태를 악화시켜 결국 무력 진압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고 주장했다. 리 전 총리,천시퉁 전 베이징시장 등 강경론자들이 시위를 반당 · 반사회주의적 행위로 규정해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사설에 이를 반영토록 했다는 것.이에 따라 시위대가 자극을 받았으며,당시 최고 실력자인 덩샤오핑이 리 전 총리에게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를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리 전 총리가 유혈 사태의 핵심이지만 시위 중인 학생들과는 직접 만나기를 꺼렸다며 그를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