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환자 중 상당수가 이상하게도 독감의 전형적 증상인 고열 증세를 보이지 않아 병의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 리처드 P. 웬젤 박사가 보고했다.

지난주 4일 동안 멕시코에서 환자들을 진찰한 웬젤 박사는 멕시코시티 2개 병원의 신종플루 환자 중 약 3분의 1이 당시 아무런 고열 증세도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14일 보도했다.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의 내과학과장인 웬젤 박사는 "의학 교과서를 보면 독감 발병시 고열과 기침이 병을 예고하는 지표로 90% 가치를 지녔기 때문에 나와 멕시코 의료진은 놀랐다"고 말했다.

발병 초기 종종 섭씨 40도까지 치솟는 고열은 독감의 주요한 증세다.

고열 여부는 독감 환자를 걸러내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멕시코시티 병원에서 많은 중증 환자들은 병원 입원 후 고열 증세를 나타냈지만, 좀 더 가벼운 증세의 환자 중 약 절반은 고열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환자들은 거의 모두 기침과 무력감 증세를 보이기는 했다.

또 환자 중 12%가 기침, 호흡곤란 같은 호흡기 질환 증세에 더해 심한 설사를 겪었다고 웬젤 박사는 말했다.

그런 환자들 중 다수가 3일 동안 하루 6회의 배변을 보기도 했다고 웬젤 박사는 말했다.

웬젤 박사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지고, 대변 속에 바이러스가 있다면, 특히 빈국의 경우 감염 통제가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멕시코에서 동시에 5종의 다른 독감 바이러스가 돌고 있기 때문에" 신종플루를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웬젤 박사는 신종플루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이 바이러스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멕시코 동료 의료진에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