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사가 방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방북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과 다른 것이어서 북 · 미 대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보즈워스 특사는 12일 한국 중국 일본 등 북핵 6자회담국 순방을 마친 뒤 도쿄에서 현지 기자들과 만나 "방북이 미국에 의해 완전히 좌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그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수주간에 걸쳐 검토해 볼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유관 부처와 협의를 벌인 뒤 6자회담 파트너들과 계속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사는 이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의 5개 당사국은 대화와 협상이 현안을 푸는 데 있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나간다는 데 공통된 결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보즈워스 특사가 6자회담의 틀 속에서라면 북한과 직접 대화를 고려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방향을 선회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돌파구 마련 차원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6자회담을 무력화시키고 미국과 담판을 지으려는 속셈을 보여왔다. 이를 의식한 듯 보즈워스 특사도 이번에 한 · 중 · 일을 방문해 방북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사전 조율하고,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미리 밟은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