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그동안 미 정부가 시행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력히 비판한 이유가 드러났다.벅셔해서웨이가 7.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웰스파고가 대규모 자본확충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버핏 회장은 지난 3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 메리어트 호텔에서 주주총회 행사의 일환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형 은행의 건전성은 자본비율과 손실 예측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또 “은행의 건전성은 조직의 활력과 예금능력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웰스파고는 다른 은행들과 전혀 다른 사업모델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수익창출 능력이 탁월하다”고 극찬했다.그는 (자신이 투자한) 코카콜라를 예로 들면서 “재무제표만으로 코카콜라를 평가할 수 없으며 코카콜라가 생산하는 제품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연방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버핏이 극찬한 웰스파고가 7일 137억달러 규모의 자본확충 명령을 받자 버핏의 발언 이후 치솟은 웰스파고 주가에 대한 고평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웰스파고 주가는 버핏의 발언 다음날인 4일 20% 가량 뛰었다.웰스파고는 1300억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자산 및 대출을 갖고 있다.이는 유형자기자본비율(TCE)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경우 대규모 자산 상각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주당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웰스파고 주가가 경쟁 은행에 비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투자자들이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존중할지 아니면 버핏의 신념에 찬 웰스파고 평가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