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조립공으로 출발한 중국 최대 민영 철강업체 창업자가 중국 부호 1위에 올랐다.
8일 중국 경제잡지 신차이푸(新財富)에 따르면 사강철강그룹의 선원룽 회장(63 · 사진)이 200억위안(약 3조8000억원)의 자산을 가진 중국 최대 부호로 꼽혔다. 선 회장은 2003년부터 신차이푸가 발표해 온 중국 500대 부호 순위에서 지난해엔 56위에 그쳤지만 단숨에 1위로 뛰어 올랐다. 신차이푸는 전통 제조업 분야는 물론이고 비상장사 기업인이 중국 부호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선 회장은 1968년 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장쑤성 농촌에 있는 공장의 기계조립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5년 직원들과 45만위안(8550만원)을 모아서 향진기업(지방기업)으로 출발한 사강철강을 지난해 1452억위안(27조58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국 3대 철강사로 키워낸 그에겐 '철강의 모래황제'란 별칭이 붙었다. 사강철강은 지난해 세계 철강기업 순위에서도 10위에 올랐다. 독일의 철강업체 시설을 사다가 다시 조립해 고로를 만들던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포스코맨'들보다 더 박태준 전 회장을 존경한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는 선 회장은 '강철지왕 박태준'이란 책을 수시로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와 스테인리스강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김동진 포스코중국지주회사 사장은 선회장을 '저돌적이고 추진력 강한 기업인'으로 평가했다.

일벌레로 통하는 그는 매일 오전 6시40분 공장 문 앞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맞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