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소기업들이 공장 견학을 관광상품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어린 학생과 젊은이들에게 제조현장의 매력과 '모노쓰쿠리(최고 제품 만들기) 정신'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에서 젊은 인력 이탈을 막아보자는 고육책이기도 하다.

도쿄에서도 2600여개의 중소 제조업 공장들이 모여 있는 아라가와구가 기업 8곳과 공동으로 '제조현장 견학 · 체험 프로그램'을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만년필 본체나 관악기 마우스피스에 사용되는 소재인 에보나이트를 생산하는 니코에보나이트제조소와 주문형 자전거만을 만드는 마쓰다자전거공업 등이 주요 견학 코스다. 견학 중엔 에보나이트 생산 공정을 직접 체험하거나 주문 제작된 자전거를 타볼 수도 있다.

아라가와구청 관계자는 "공원이나 미술관 외에 중소기업 공장도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오사카 지역의 중소기업 집적지인 히가시오사카의 한 호텔도 지역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중 · 고교생들의 교토 · 나라 수학여행 코스에 제조공장 견학을 포함시킨 상품을 만들었다. 올 가을 수학여행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중 · 고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이 수학여행 상품에는 최근 인공위성을 제작한 항공기 부품회사인 아오키의 사장으로부터 강연을 듣고,선박부품회사를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일본 중소기업들이 공장 견학을 관광상품화하는 데 적극적인 것은 최근 제조현장에서 젊은이들이 급속히 이탈하고 있는 현실과 관계가 깊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종업원 4인 이상의 중소기업 수는 2007년 25만8000여개로 1998년에 비해 30% 정도 줄었다. 기능인력 부족 등으로 폐업한 중소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마쓰다자전거공업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의 땀과 보람을 피부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