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유독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주요 원인은 가난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1명을 제외한 모든 신종플루 사망자가 멕시코에서 발생한 것을 둘러싸고 몇 가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는 멕시코의 감염환자들이 병원비를 아끼려 자가치료에 의존한 점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가 앞서 멕시코 전역에서 유행했던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과 증상이 유사해 치료가 늦었던 점도 있지만 사람들이 병세가 손 쓸 수 없을 정도까지 악화돼서야 병원을 찾은 점이 치명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멕시코 약국에 저렴한 약이 충분히 있기는 했지만 신종플루 치료제는 팔지 않았고 판매하더라도 너무 비싸 가난한 사람들이 구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국립 의학 및 영양학 연구소의 호세 시푸엔테스-오소리오 전염병 전문가는 "일부 환자들은 너무 늦게 병원을 찾았다"며 "어느 정도 이번 사태는 교육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멕시코 국민이 발병 후 3~4일간 자가 치료에 의존하는 바람에 (병을 치료할) 중요한 시간을 잃었다"고 전했다.

신종플루의 '진원지'로 알려진 수도 멕시코 시티에는 2천만 명이 살고 있으며 이 중 3분의 2가량이 빈민층에 속한다.

멕시코 보건부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확인된 신종플루 감염환자 397명 가운데 285명, 사망자 26명 중 20명이 멕시코 시티 시민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