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플루엔자A(H1N1) 확진 환자가 나온 2일 이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와 예방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치료나 예방에 쓸 수 있는 약물은 타미플루와 리렌자 그리고 아만타딘과 리만타딘이 있다.

이중 아만타딘과 리만타딘은 A형 인플루엔자에만 듣고 내성도 높아 요즘에는 인플루엔자 치료에 거의 쓰이지 않는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타미플루와 리렌자는 A형.B형 인플루엔자 감염 치료와 예방 모두에 쓰인다.

두 약은 치료목적으로 투여할 때에는 증상이 생긴 지 48시간 이내에 시작해 5일 동안 투여하며 예방적 목적일 때에는 환자 등과 접촉한 지 2일 이내에 시작해 10일 동안 투여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추정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약물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으며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들조차 이 약물을 구하려고 하는 등 가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일선 진료현장에는 해외여행을 앞두고 처방을 원하는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태국 등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으로 떠나는 경우에도 항바이러스제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
하지만 인플루엔자 유행이 거의 끝나 시중에 항바이러스제가 거의 회수된 상태인 데다 이같은 가수요까지 겹쳐 대학병원 문전 약국을 제외하고는 약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가 비축했다는 250만명분은 그야말로 긴급한 용도를 위해 비축한 양이며 시중에 유통되는 양이 아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예방적 목적으로 타미플루나 리렌자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의들은 미국 등 발생 지역을 방문한다 하더라도 출발 전부터 매일 먹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불안하다면 소량을 준비한 후 증상이 생겼을 때 조기에 복용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의료인을 포함해 추정환자 등과 접촉한 사람 외에는 예방적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며 "장기간 이 약을 복용해서 인플루엔자를 계속 예방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꼭 필요하지 않는데 항바이러스제를 남용하면 위장장애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내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정작 치료제가 필요한 경우 구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평소 항바이러스제 유통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연간 타미플루나 리렌자를 처방 받는 사람의 수는 1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독감철이 지난 이즈음에는 이번 사태와 상관 없이 시중 유통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항바이러스제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너무 깐깐해 결과적으로 시중 유통물량이 매우 적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추가 비축물량이 확보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현재 비축량 250만명은 불안한 수준"이라며 "건보 적용 기준을 조정해 국내DPTJ 별도로 민간DP 유통되는 양을 늘려야 이번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같은 비상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