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A(H1N1)에 걸린 환자가 2일 발생해 국내에도 신종플루 바이러스 유입이 확인됐지만, 정부는 `국가재난단계'를 현재의 `주의' 단계에서 유지했다.

이는 아직도 전염병 초기 유입의 단계라는 판단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국가재난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두 번째 단계인 '주의'는 신종 전염병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될 때 발령된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신종플루가) 지역사회에서 전파되고 있다는 증거가 현재는 없다"면서 "국가 재난단계를 높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주의보다 한 단계 위인 '경계' 단계는 신종 전염병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을 때, 마지막 '심각' 단계는 전국적으로 전염병 유행이 확산했을 때 발령된다.

보건 당국은 감염된 환자인 50대 수녀와 같은 숙소(수녀원)에서 함께 생활했던 40대 수녀 추정환자의 `2차 감염(사람끼리의 감염)'이 확인돼도 여전히 재난단계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차 감염이 일어나면 국가재난단계는 현재 `주의'에서 `경계 단계(신종 전염병이 전파되는 단계)'로 격상되는 게 보통이지만, 보건 당국은 이번 사례는 조금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2차 감염이긴 하지만 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을 한 만큼 40대 수녀의 감염을 확인한다 해도 '확산'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종구 본부장은 "감염환자와 두 번째 추정환자는 같은 케이스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틀 전 신종 인플루엔자와 관련한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pandemic)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5단계로 높였으나 6단계로 올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