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도 감염자 첫 확인..英서는 3명 추가
감염자 확인국 13개..WHO "감염확인자 236명"

미국과 유럽에서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치명적 독감 공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0일 하루 동안만 네덜란드와 스위스가 SI 감염국으로 이름을 올렸고 미국에서도 수도 워싱턴 D.C.와 중서부 네브래스카 주(州)에서 감염자가 속속 확인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WHO는 이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공식 확인된 SI 감염 건수는 모두 236건이라고 발표했다.

WHO는 그러나 전염병 경보를 현행 5단계에서 6단계로 격상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현 수준을 유지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SI의 진원지인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에서는 SI 감염환자가 109명으로 늘어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SI 감염은 뉴욕이 5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텍사스 26명, 캘리포니아 14명, 노스캐롤라이나 1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날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에서는 SI감염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급기야 수도 워싱턴D.C.에서도 감염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세계은행은 멕시코 출장을 다녀온 직원 1명이 워싱턴 D.C.에 있는 한 의료기관의 1차 검사에서 SI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이 직원이 현재 2차 검사를 받고 있으며 2차 검사 결과가 나와야 SI 감염 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서부 네브래스카 주 보건당국도 이날 40대 남성 1명이 H1N1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네브래스카 주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SI에 감염됐으며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S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압 클링크 네덜란드 보건장관은 30일 유럽연합(EU) 긴급 보건장관회의에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첫 번째 '멕시코 독감(SI 지칭)' 감염자가 확인됐다.

환자는 3살짜리 유아"라고 밝혔다.

이름은 물론이고 국적과 성별, 거주지 등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이 유아는 가족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부모와 멕시코에 갔다가 지난 27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유아는 이미 항바이러스 제재를 복용했으며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은 상태로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유아의 부모는 다행히 SI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예방 차원에서 이들에게도 항바이러스 제재가 투여됐다고 보건 당국자가 설명했다.

스위스에서도 이날 아르가우 칸톤(州)의 바덴 칸톤병원이 최근 멕시코를 다녀온 19세 청년에 대해 SI 감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청년은 1차 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을 보여 29일 퇴원했으나 제네바 소재 국립 인플루엔자 실험실에서 행한 2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다시 입원해 격리됐다.

병원 측은 이 청년에게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했으며, 현재 이 청년의 상태는 안정적이며 생명이 위독한 것은 아니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또 영국에서는 이날 3명이 SI에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인돼 영국 내 SI 감염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영국 보건당국은 "추가 확인된 감염자 모두 멕시코를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현재 환자들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스페인,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등 6개국에서 SI 감염자가 확인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13개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WHO가 지난 24일 SI에 공식 대응했지만 이 시점은 전염병 정보 제공업체 베라텍트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WHO 산하 범미주보건기구(PAHO)에 멕시코 라 글로리아 마을에서 '이상한 호흡기 질환'이 발생했다고 통보한 지 16일이 지난 뒤였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시점은 멕시코 당국이 특이 전염병 발생을 PAHO에 보고한 지난 16일부터 8일이 지난 뒤였다는 지적이다.

PAHO의 대니얼 엡스테인 대변인은 회원국이 전염병 보고를 한 경우 자동적으로 WHO에 전달되기 때문에 WHO가 지난 24일 이전에 보고 내용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재홍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