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 중 한 곳인 크라이슬러가 결국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 신청을 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방정부 자동차태스크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을 가졌지만 헤지펀드 등 일부 채권기관이 채무 경감 조치에 동의하지 않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며 "크라이슬러에 대해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빅3' 중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은 생존을 위해 한 걸음을 더 내디딘 것"이라며 "빠르고 효율적으로 파산 관련 절차를 밟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더라도 곧바로 회사가 청산되는 것은 아니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을 모색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외신들은 1~2개월 정도 짧은 파산보호 상태 동안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 위한 '계획된 파산'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나 딜러망 등의 타격 등도 최소화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크라이슬러와 이탈리아 피아트 간의 제휴 협상이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연방정부는 일부 헤지펀드를 설득하기 위해 69억달러의 보증채권에 대한 현금 지급규모를 당초 20억달러에서 22억5000만달러로 높이는 안을 제시했지만 46개 채권기관 중 일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