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6일 돼지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으려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부의 장관을 비롯한 주요 산하기관장 자리들이 공석이어서 부실한 대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을 아직 지명하지 않았고, 마거릿 햄버그 식품의약국(FDA) 국장 지명자는 여태껏 의회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리처드 베셀 CDC 소장 직무대행이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 및 존 브레넌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과 함께 이날 백악관 긴급기자회견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나폴리타노 장관은 애리조나 주지사 출신이고 브레넌 보좌관도 오랫동안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대테러전 전문가로 모두가 보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이 아니다.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 지명자는 탈세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인준절차가 늦어져 빨라야 이달 28일 상원 인준투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보건장관에 지명됐던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은 탈세 문제로 자진해서 사퇴했었다.

또 CNN 의학전문기자인 산제이 굽타 박사가 오바마 행정부의 제의를 거절했던 공중위생국장 자리도 계속 비어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보건 관련 일부 자리가 공석이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처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확산함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매일 여러 차례 브리핑을 받고 있고 관련 정부기관 합동 대응팀이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는 이날 현재 뉴욕 8건을 포함해 5개주에서 20건으로 확인됐으며 추가 검사가 실시되면 계속 추가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