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돼지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에서 수 백 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새로운 유행성 인플루엔자일까?
보건 전문가들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1918년, 1957년, 1968년에 세계를 강타했던 대규모 유행성 인플루엔자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세계적인 유행성 인플루엔자로 번질지를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독감 전문가인 마이클 오스터홈 박사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몇 주 만에 사라져 다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과 전 세계를 강타할 대대적인 유행성 인플루엔자의 서막일 가능성, 그 사이 어디엔가 우리가 있다"며 아직은 돼지 인플루엔자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앤 슈채트 박사는 "정확히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우리 모두 변화 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CDC 전문가들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미국에서도 발생했지만 상대적으로 경미한 수준이었다며 미국보다 멕시코에서 환자들이 대거 발생하고, 왜 증세가 더 심각한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가 사람들끼리 매우 쉽게 감염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는 원래 사람에게 거의 옮지 않는 바이러스로 돼지와 접촉한 사람에게 드물게 감염됐었다.

역사적인 주기설을 제기하는 의견들도 있다.

세계적인 유행성 인플루엔자는 1500년대 이래 주기적으로 발생했고,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는 1918∼1919년 전 세계에서 2천만∼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을 연상시킨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스페인 독감과 돼지 인플루엔자는 거의 동시에 사람과 돼지에게 나타났고, 실제로 처음 조류에서 시작됐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 처음에는 경미한 형태로 시작됐으나 가을쯤 훨씬 더 치명적인 형태로 다시 도래하며 건강한 젊은 성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학자들은 스페인 독감이 처음에는 돼지와 다른 동물들만 감염시켰으나 그 후 사람들 사이에 쉽게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변이를 일으켜 세계적인 유행성 인플루엔자를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학자들은 돼지가 조류와 인간 바이러스에 특히 취약하며, 치명적이고 쉽게 감염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유전적 변이를 잘 일으킬 수 있는 장소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1976년 미 뉴저지주 포트 딕스에서 병사들이 희귀 형태의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때 미 방역당국은 세계적인 유행병 가능성을 우려하고 4천만명의 미국인에게 백신 접종을 했다.

그러나 당시 돼지 인플루엔자는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번지지 않고 기세를 잃어 방역당국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했다.

1957년과 1968년에도 유행성 인플루엔자가 세계를 강타했으나 주로 노인과 만성 질환자가 피해 대상이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250명 이상 목숨을 앗아간 조류 인플루엔자가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조류 인플루엔자는 아직 사람 사이에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능력을 얻지 못했다.

(애틀랜타ㆍ워싱턴 APㆍ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