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은 돼지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호흡기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지 않지만 감염된 돼지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에게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멕시코에서 갑작스럽게 1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까닭은 이번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이 잘 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됐기 때문이다. 조류독감,돼지독감,인간독감이 뒤섞인 복합 바이러스이다보니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데다 항바이러스 치료 등을 통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로인해 멕시코에서는 이미 80명 이상이 사망한데 이어 바이러스가 북미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2003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25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조류독감을 넘어서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플루엔자는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확산된다. 돼지독감의 증상도 겨울철 일반 독감의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발열,기침,콧물,인후통,식욕 부진,무력감 등을 일으키며 경우에 따라 구역질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 시점에서'라는 단서를 달고 치료 및 예방약으로 인플루엔자 감염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추천하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는 현재 총 240만명분의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비축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는 돼지독감이 발생한 미국이나 멕시코로 여행하는 국민들에게 외출 후 양치질 및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경우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려 병원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을 피해야 한다. 신상숙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과 과장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독감은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회복되고 있는 반면 멕시코에서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사망률이 각국의 의료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양돈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돼지독감은 돼지고기나 돼지육가공품을 섭취하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며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71도 이상 온도에서 가열하면 사멸되기 때문에 국산 삼겹살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