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일본에선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가격인하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여행상품,항공료,골프장 그린피 등 주요 서비스 가격에도 할인 바람이 불고 있다.

JTB와 니혼여행 등 주요 여행사들은 해외 여행상품 가격을 최근 인하했고 프린스호텔 등 주요 호텔의 객실당 단가도 4~8% 떨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엔화 가치 상승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데다 국내 소비도 침체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여행 수요는 고유가와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등으로 급속히 위축됐다. 올 들어 지난 1~2월 중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으며 국내 관광 분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는 4~9월 중 해외 여행상품 가격을 15% 내렸고 국내 상품 가격 할인도 검토 중이다. 유명 호텔 체인인 프린스호텔은 가격 할인 상품을 확대해 도쿄 시내 호텔의 3월 중 객실 단가를 작년 같은 달보다 7~8% 낮췄다. 파크하얏트 도쿄도 요금을 내려 3월 객실 단가가 4% 떨어졌다.

보습학원이나 미용실 세탁소 등 서비스업에서도 가격 인하가 시작됐다. 규슈의 보습학원인 '덴쿄렌'이 중학생들의 학원 수강료를 절반으로 깎아 주는 등 지방을 중심으로 보습학원들이 가격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약 200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아스홀딩스는 기본 요금을 1950엔(약 2만6000원)으로 종전보다 50% 인하했다.

서비스분야는 원가체계가 복잡해 쉽사리 가격경쟁이 붙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최근 일본에선 기업 서비스는 물론 개인 서비스분야로까지 가격 인하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기업형 서비스가격지수는지난 3월까지 6개월간 연속해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해운 서비스에선 화물선 운임지수가 3월 최고치로부터약20%떨어졌다. 전국인재 파견사원의 평균 임금도 작년 10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