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일지' 상세히 기록…경찰 수사에 '도움'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작업일지'를 꼼꼼히 기록한 '친절한 도둑' 덕에 중국 공안이 힘들이지 않고 그의 절도행각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공안국은 최근 선양과 지린(吉林) 일대 승용차 운전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타이어 절도범을 23일 검거했으며 그가 상세하게 기록해놓은 범죄 일지 덕분에 여죄를 추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화상신보(華商晨報)가 24일 보도했다.

차량 수리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20대 톈(田)모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선양과 지린, 푸순 일대를 돌며 17차례에 걸쳐 모두 100여개의 승용차 타이어를 훔쳐 장물아비들에게 헐값에 팔아 모두 5만위안(980만원)을 챙겼다.

목표물을 미리 봐둔 뒤 인적이 뜸한 새벽 시간대를 틈타 작업해온 그는 수리업체에서 일한 노하우를 살려 20분만에 바퀴 4개를 몽땅 털기도 했으며 심지어 트렁크를 열어 스페어 타이어까지 알뜰하게 챙겨갔다.

'작업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타이어 분리에 품이 많이 드는 고급 승용차보다 볼트를 쉽게 풀 수 있고 트렁크 잠금장치도 허술해 스페어 타이어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중저가 승용차들이 주로 그의 타깃이 됐다.

그는 절도에 성공하면 훔친 시간과 장소, 수량, 판매가격 등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해 보관해왔으며 이 덕분에 경찰은 어렵지 않게 그의 절도 내용을 파악 수 있었다.

그는 검거된 뒤 절도 일지를 작성한 이유를 묻자 "한달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