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청소년은 술을 처음 마시는 시기가 늦어지고 이후 음주문제에 빠질 위험도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알코올ㆍ마약 문제 예방연구소 에마누엘 쿤체 박사는 24일 '알코올ㆍ마약 연구저널(5월호)'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음주문제에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음주를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성장 후 알코올로 인한 싸움이나 학업 또는 직장 문제 등에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쿤체 박사는 "어려서 술을 입에 대는 것이 문제"라며 "이 연구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으면 자녀의 음주 시기를 늦추고 자녀가 음주문제에 빠질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쿤체 박사팀은 10대 청소년 364명을 2년에 걸쳐 3차례 조사한 이 연구에서 1차 조사 때 이미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고 밝힌 10대들은 3차 조사 전에 음주 관련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음주 경험이 없는 청소년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청소년들이 술을 처음 마시는 시기에는 부모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조사에서 음주 문제 위험이 가장 낮은 그룹은 첫 음주 시기가 늦고 부모와의 관계도 좋은 청소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의 관계가 좋다는 것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부모와 상의할 수 있고 부모가 자신들의 감정을 존중해준다고 생각하는 상태를 뜻한다.

연구진은 "부모-자녀 관계는 청소년기 자녀의 건강문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부모 자신들의 역할이 자신들이 자녀의 음주문제나 약물 오남용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