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9개 대형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 충실도 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무더기 파산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판 '미네르바'가 등장해 미 재무부가 해명에 나서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터너 라디오 네트워크(http://turnerradionetwork.blogspot.com)를 운영하고 있는 홀 터너는 1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조사 결과를 확보했다"며 "19개 은행 중 16개가 이미 기술적으로 파산한 상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특히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HSBC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을 거명하며 파생상품 노출 규모가 자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곧바로 인터넷을 타고 확산되며 20일 은행주 급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 혼선이 빚어지자 당황한 재무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앤드루 윌리엄스 재무부 대변인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블로그에 실린 글은 터무니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블로그에서 언급한 HSBC의 경우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판 '미네르바' 소동은 그만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고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