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각료회의 오바마 좌우엔 국방.국무
여성.소수인종 대거포진한 `무지개 내각'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20일 출범후 처음으로 각료회의를 갖고 사실상 공식 `발진'했다.

대통령 지명, 상원 인준청문회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각료 인선절차로 인해 정부 출범 석달만에 비로소 첫 각료회의를 갖게 된 것.

캐슬린 시벨리어스 보건장관 내정자의 상원 재무위 인준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90일이라는 의미에서 이날 첫 각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첫 각의 자리 배치 =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따르면 원탁형 대형 테이블의 중앙에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마주보며 안고, 이들의 좌우로 각료들이 둥글게 포진한 형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편에는 외교수장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왼편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호위 하듯 자리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좌우에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앉아 눈길을 끌었다.

원형 테이블 좌우의 중심이 되는 자리에는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상과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를 잡았다.

◇`무지개 내각' = 오바마 내각은 여성과 소수인종 출신 각료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시벨리어스 내정자가 상원 인준을 받을 것을 전제로 할 경우, 오바마 내각은 역대 내각중 가장 다양한 색깔의 인물들로 짜여지게 된다.

우선 여성장관(급)이 7명에 달하고, 흑인 및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 출신은 9명에 달한다.

워싱턴 정치를 쥐락펴락해온 백인 남성 각료는 8명에 불과하다.

뉴욕대학의 파울 라이트 교수는 "오바마 내각은 여성과 소수인종이 다수를 이루는 내각으로, 백인 남성 각료가 오히려 소수가 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첫 내각에서는 여성이 5명, 소수인종 출신이 6명이었고,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의 첫 내각은 여성이 4명, 소수인종 출신이 5명이었다.

오바마 내각의 인적 구성을 구체적으로 보면 사상 첫 흑인 출신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를 비롯해 흑인 각료가 4명이며,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 등 아시아계가 3명,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 등 히스패닉계가 2명이다.

각료들의 평균 연령은 54세로 40대가 7명, 50대가 8명, 60대가 6명이다.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이 66세로 가장 나이가 많고,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이 40세로 최연소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D.C.,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출신이 각각 3명이며, 텍사스 출신인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제외하면 남동부 지역 출신은 전무해 일부에서는 `지역편중'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바마 내각은 또 공직 경험이 많은 사람을 대거 기용된게 특징으로 주지사 출신이 4명, 상원의원 출신이 2명, 하원의원 출신이 3명에 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초당적 국정운영 방침에 따라 공화당의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을 상무장관에 지명했지만 중도하차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다만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의 레이 라후드 교통장관과 부시 행정부 각료중 유임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이를 메우고 있다.

◇가장 늦은 `조각' = 오바마 각료 가운데 보건장관직의 경우 톰 대슐 전 상원의원 내정자가 탈세문제로 지명이 철회된뒤 시벨리어스 캔자스 주지사가 내정됐지만 아직 상원 인준을 남겨놓고 있어 지난 20년래 가장 늦은 `조각'이 될 전망이다.

조각의 완료가 늦어진 경우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당시 딕 체니 국방장관이 1989년 3월에서야 임명됐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닛 리노 법무장관도 3월에야 임명됐지만, 4월까지 늦어진 경우는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각료 임명 지연에도 불구하고, 이에 구애받지 않고 주요 국정과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지명자가 탈세 문제로 상원 인준이 지연되기도 했고, 재무부 고위 관리들은 아직도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7천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였고, 보건장관 인준이 지연되고 있지만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워싱턴.애틀랜타연합뉴스) 고승일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