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의 전쟁 참화와 자살폭탄 테러 등 거리의 치안 부재가 서서히 끝나가는 바그다드에 '환락'이 스며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이라크 대부분의 지역에서 심야 통행금지가 해제됐고, 종교적 극단주의와 납치도 사라지고 있으며, 그 자리에 불법적인 향락이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트클럽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고, 매춘부들이 거리에서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으며, 한때 원리주의 민병대들에 의해 강제로 폐쇄됐던 주류 판매점도 영업을 재개했다.

바그다드의 대표적 유흥가로 자리 잡고 있는 사돈 거리의 한 블록에만 10여개의 술집이 성행하고 있다.

한때 자살폭탄 테러가 기승을 부렸던 아부 나와스 공원은 젊은이들의 밀회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폭탄 테러로 나무들이 듬성듬성한 이 공원에서 젊은 커플들은 자신들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처럼 대담한 애정행각을 벌이기도 한다는 것.
주사위 놀이나, 도미노게임은 물론, 은밀한 장소에서 닭싸움 도박도 이뤄지고 있다.

매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라크 인권그룹인 알 아말의 하나 에드워르 사무총장은 "매춘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면서 "대부분 결손가정이나, 자신의 몸을 팔아 가족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빈민층 여성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거리의 매춘부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펴낸 알 아말이 매춘 문제를 이라크 의회에 공식적으로 제기했으나 의원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신매매도 성행하고 있으며, 일부 포주들은 사복경찰들을 매수해 여성들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960년대 중반부터 미국의 침공이 있었던 2003년까지 이라크를 지배했던 이슬람 사회주의 바트당은 세속적 정권이었고, 특히 사담 후세인 통치 시절 이라크에서는 심야 카페와 매춘이 공공연하게 성행했었다.

그러나 이라크전 이후 반미 민병대와 미군간의 오랜 시가전으로 치안이 불안해 지면서 쾌락의 장소들이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치안이 안정되면서 예전의 바그다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소돔과 고모라 정도는 아니지만 과거 바그다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