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문, 함정 취재후 보도

아카데미 8관왕에 빛나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한 인도 아역배우 루비나 알리(9) 아버지가 딸을 팔아 넘기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현지언론은 19일 영국의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를 인용, 알리의 아버지인 리피크 쿠레시가 딸을 넘기는 조건으로 부유한 아랍인으로 위장한 취재진에게 2천만루피(달러 약 5억4천만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자사 취재진이 두바이의 재력가로 위장해 함정취재에 나섰으며 이에 쿠레시가 적극적으로 응했다면서, 쿠레시 부녀와 친척들 그리고 위장한 취재진이 나란히 찍은 사진을 기사와 함께 실었다.

알리의 부모를 대신해 위장한 취재진과 만난 삼촌 라잔 모레는 "아이의 보장된 미래에 관심이 있다.그러나 부모는 입양을 논의하는 조건으로 적당한 보상을 원한다"면서 그 조건으로 2천만루피를 제시했다.

아버지 쿠레시도 "우리는 딸의 미래를 생각한다.라잔을 통해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 액수가 얼마든 수락할 것"이라며 "다만 2∼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가 두바이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 밖에 쿠레시와 모레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명의 친척들과 만나 입양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뭄바이 가리브 나가르의 빈민가에서 자라난 알리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여주인공 라티카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일약 스타가 됐고, 주정부의 도움으로 새 집으로 이사도 했다.

그러나 이런 유명세와 함께 알리는 친모와 계모의 양육권 다툼과 고액 출연료를 둘러싼 가족 불화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따라 영화 제작진은 알리를 비롯한 아역배우들을 위해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이들의 재산을 맡아줄 관리인을 고용하기도 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