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뉴욕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이후 경색됐던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어학교육용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로제타스톤은 거래 첫날 주가가 40% 폭등한 25.12달러로 장을 마쳤다.모건스탠리와 윌리엄블레어앤드코가 주간사를 맡은 이 회사의 공모가격은 주 당 18달러로 당초 회사측 예상(15∼17달러)을 웃돌았다.NYSE에서 거래 첫 날 주가가 폭등하기는 작년 4월 비료업체인 인트레피드 포태쉬 주가가 상장 첫날 58% 오른 뒤 처음있는 일이다.전날에는 학교 운영업체인 브리지포인트에듀케이션이 상장돼 공모가에 비해 7% 주가가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이달 초에는 상장한 비디오게임 개발업체인 창유닷컴(changyou.com)은 거래 첫날 주가가 25% 상승한 뒤,지속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올들어 NYSE에 상장된 4 건 중 3건이 이달 들어 이뤄져 IPO 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기술주 및 금융주 주도로 미 증시가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수익 창출 능력이 탁월한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밀러 타박의 주식 투자전략가인 댄 그린하우스는 “성공적인 IPO가 늘어나는 것은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얼어붙은 IPO 시장이 완전히 정상을 찾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NYSE에 IPO일정이 잡혀있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때문에 시장에서는 하반기 이후 IPO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첫날 로제타스톤 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다.신규 상장기업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공모가격이 낮게 결정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상장 첫날 주가가 20% 가량 오르는 게 바람직한다고 보고 있다.

조사회사인 IPO부티크의 스콧 스위트 선임 연구원은 “그동안 IPO시장은 최악의 침체기를 보였다”며 “로제타스톤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수익력이 높은 다른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기업이 계속 수익을 낼 것이란 믿음만 줄 수 있으면 성공적으로 기업을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로제타스톤은 일본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을 공개해 총 1억1250만 달러를 조달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