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할머니, 젊은 여성 극적 구조

이탈리아 중부 산악도시 라킬라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35명으로 늘어났다.

이탈리아 12개 지역에서 급파된 7천명 이상의 소방대원과 군.경, 자원봉사자 등이 실종자 15명을 찾기 위해 이틀째 구조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7시48분께(현지 시각) 규모 5.6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여성 한 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탈리아 국영 TV는 아브루초주(州) 주도 라킬라의 교외인 산타 루피나 디 로이오에서 여성 한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여진은 6일 새벽 규모 6.3의 강진 이후 가장 강력했으며, 100㎞ 떨어진 수도 로마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오전 이번 지진으로 207명이 숨지고 15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으나, 이탈리아 ANSA 통신은 현지 병원소식통들을 인용해 모두 208구의 시신을 안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레인뉴스 24는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 수가 235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라킬라의 무너진 역사센터 건물 더미 속에 다리가 깔려 있던 한 젊은 여성이 지진 발생 42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된 이 여성은 의식이 있으며, 구조작업 중이던 소방대원에게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한 올해 98세의 마리아 단투오노 할머니도 30여시간만에 다친 곳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구조됐다.

단투오노 할머니는 "구조를 기다리면서 뜨개질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앞서 구조 팀들은 라킬라 시내의 대학 기숙사로 쓰였던 5층 건물의 잔해 속에서 30여시간의 작업 끝에 대학생 4명의 시신을 찾아냈다.

1만4천500명의 생존자들은 라킬라 시내와 외곽 등에 마련된 몇 군데의 임시 천막 수용소에 머물면서 밤샘에 들어갔다.

이날 라킬라를 다시 찾은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실종자 가운데 일부는 생존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구조 작업을 앞으로 48시간 더 계속하겠다고 말하고, 부상자 약 1천명 중 500명이 인근 지역 병원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나, 100명은 중태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대형 크레인과 불도저 등을 이용한 구조 작업을 통해 약 150명이 구조됐으나, 라킬라에 구릉이 많아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외국의 지원 제의를 사양하려고 했으나, 교회를 비롯한 역사 유적들의 복원을 위해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지원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라킬라<이탈리아> 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