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표시 채권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400억달러를 IMF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8일 보도했다. IMF가 SDR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금은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IMF의 지원기금 규모를 2500억달러에서 7500억달러로 5000억달러 증액하는 데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SDR표시 채권을 매입하는 식으로 출연하는 것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투자운영실의 강성원 차장은 "SDR는 달러화 파운드화 엔화 유로화 등 4개 통화를 조합한 통화바스켓으로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SDR표시 채권을 매입하면 달러 가치 급락에 따른 환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기축통화를 달러에서 SDR로 대체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중국으로선 SDR표시 채권 매입을 통해 SDR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F는 1969년 회원국의 자본금 분담 비율에 맞춰 SDR를 발행했지만 SDR표시 채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원국들은 SDR를 구성하는 4개 통화 중 하나로 분담금을 내고 대신 SDR를 받는다. SDR는 지금까지 두 차례 발행됐다. 총금액은 214억SDR로,321억달러 수준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