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렌지상 후보 오른 재미교포 인생역정 화제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3살에 가출해 화장품 방문판매원(Avon lady)과 웨이트리스, 보도 사진가, 범죄 수사관 등 다양한 일을 한 끝에 소설가로 성장한 한국인 문나미 씨를 7일 소개했다.
문 씨는 버클리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시카고에서 창작 강의를 맡으며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문씨가 대학에 진학하기까지의 일화는 서글프면서도 대견하다.
15살 때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칵테일을 서빙하고 있을 때 두 남자손님이 그녀를 상대로 내기를 했다. 두 남자는 "원과 접하지만 그 원을 가로지르지는 않는 선을 뭐라고 하는지 아니?"라고 문 씨에게 물었다.
순간 당황한 문 씨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곧바로 그들이 각각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답을 알 것이다', '웨이트리스이기 때문에 모를 것이다'라고 여기며 내기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분노한 문씨는 8학년 때 학교를 떠난 이후 처음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 때문일까. 문씨의 처녀작 '마일즈 프롬 노훼어'의 주인공은 문 씨와 많이 닮았다. 주인공 '준(Joon)'은 1980년대 한국에서 뉴욕 브롱크스로 이민 온 재미교포다. 13살 때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정신병 때문에 가출을 한다.
문 씨는 "나 역시 집을 떠난 후 길거리와 버스 정류장, 공원 벤치, 폐건물 등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그러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이 창작의 밑천이 됐다"고 밝혔다.
문 씨는 "나는 마이너였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결국 문 씨의 소설은 미국의 유명 출판업자 바니 로셋의 눈에 띄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오렌지상 수상자는 오는 6월 3일 발표되며, 수상자는 1만 파운드(약 1941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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