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빙엄턴 이민센터서 40대 총기난사 인질극

3일 오전 미국 뉴욕주 빙엄턴의 한 이민서비센터에서 총기를 든 남자가 침입해 총기를 난사한 뒤 인질극을 벌여 범인을 포함해 1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뉴욕주 빙엄턴의 미국시민협회 건물에 40대 남성이 총기로 무장한 채 침입해 총기를 난사, 13명이 숨졌다.

범인은 현장에서 총으로 자살한 채로 발견됐고, 4명은 중상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범인은 42세의 지벌리 붕 이라는 신분증을 지니고 있었으나 경찰 관계자는 이 남성이 전에도 사용했던 가명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CNN 등에서는 범인이 베트남계 남성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모리스 힌치 하원 의원은 이 남성이 최근 실직했다고 설명했다.

범인이 침입할 당시 건물에서는 이민자들의 시민권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고, 40여명이 인질로 잡혀 있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 시민협회는 이민자들의 교육과 시민권 취득 등을 돕는 곳으로, 사건이 벌어질 당시 건물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이민자들이었다.

범인은 범행 전에 건물 뒷문을 자신의 차로 봉쇄한 뒤 정문으로 들어가 총기 난사를 하며 인질극을 벌였고, 경찰 특수기동대가 현장에 출동하고 주변 아파트와 고등학교에서 사람들이 소개됐다.

조지프 지커스키 빙엄턴 경찰서장은 "분명히 계획된 범행"이라며 그가 건물 뒷문을 막아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 점을 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건물에 들어가 안내 데스크에 있는 직원 2명에게 총을 쏴 이중 1명이 숨졌고 다른 1명이 책상으로 기어가 당국에 신고했다.

범인은 이어 안내 데스크 옆방과 시민권 교육이 이뤄지던 방 등에 총을 난사했다.

26명의 사람들이 보일러실에 몸을 숨기고 있었고 이들을 포함한 37명이 건물에서 구조됐다.

당시 건물에서 영어 수업을 듣고 있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민자인 알렉스 갈킨씨는 AP 통신에 총소리를 듣고는 다른 20명과 함께 지하로 대피했다면서 "공포 그 자체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빙엄턴은 뉴욕시에서 북서쪽으로 270km 가량 떨어져 있는 인구 4만7천명 가량의 소도시다.

독일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총기난사 참사에 "충격을 받았다"며 몰상식한 폭력 행위라고 비난하고 피해자와 가족, 지역 주민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총기 참사가 잇따르고 있어 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노스캐롤라이나의 요양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지난 3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중심 지역이자 부유층이 많이 사는 샌타클래라 카운티에서 일가족 6명이 총에 맞아 숨졌었다.

또 지난달 10일 앨라배마주에서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뒤 자살하는 등 여러 명이 숨지는 총기 사건이 최근 잇따라 발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