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찾는 해외유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영주권 취득이 쉬운 요리분야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호주 모나쉬대는 영주권 취득을 목적으로 해외유학생 가운데 요리학과에 등록한 학생수가 최근 8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일 보도했다.

모나쉬대 인구도시연구센터는 '요리-이민 연계'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08년 한해 요리학과에 등록한 해외유학생은 모두 8천242명으로 2004년 1천19명에 비해 8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전체 해외유학생은 2005년 6만5천120명에서 2008년에는 17만3천432명으로 2.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나쉬대는 "현행 이민제도가 혼란에 빠져 있다"며 "정부는 요리분야를 영주권 취득 대상 기술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봅 비렐 교수는 "저임금 국가 출신에게는 호주 영주권 취득이 매우 매력적인 것"이라며 "이를 위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덤벼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리는 회계에 이어 2번째로 취업률이 높은 분야로 해외유학생 대부분이 졸업 후 식당에 취직해 식당 경영자로부터 보증을 받아 영주권을 신청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영주권을 취득한 사례는 2006년 951명에서 2008년 3천251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에는 저임금 등을 이유로 더이상 요리사로서 식당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게 모나쉬대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작 숙련 요리사가 필요한 호주 식당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정부가 요리사 이민 행렬을 제한해야 한다"며 "하지만 각 주정부는 해외유학생 산업 위축을 우려해 손을 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