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자회담 틀내서 北과 양자협상 해야"
"北, 김정일 감독하에 세습절차 시작한 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협상에 나서야 하며, 핵무기를 가진 북한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강조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안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출발 정책연구그룹(New Beginnings Policy Research Study Group)'은 31일 워싱턴에서 `한미동맹의 새로운 출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제언'이라는 보고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미국대사,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부설 한미연구소 소장,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보고서는 대북 문제와 관련, 확실한 군사적 옵션이 없고 제재도 제한된 효과만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에 "6자회담을 계속해야 하며, 그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점점 핵 능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북한 관리들은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얘기를 최근 미국측에 했고, 핵프로그램 불능화를 위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핵확산을 않는다는 전제하에 소량의 핵무기를 북한이 보유할 수 있도록 미국이 묵인했다는 의심이 한일 양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결코 그 같은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은 북한의 권력 세습에 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향후 불안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 뒤 "그런 비상상황에 대비한 한.미 양국군의 준비가 충분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의 질서가 무너졌을 경우에 대비한 계획 등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최고위급에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지난해 가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위기설로 북한은 김 위원장의 조심스러운 감독하에 세습 절차가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 같은 과도기에 대한 북한의 민감함이 거친 언사와 도발적인 행동이 드러나는 주요한 배경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면서 이는 양국 관계를 강화시키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의 전략적 위치를 떠받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이양은 유지돼야 한다면서 한국 내 일각에서 반대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동맹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