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독일 남서부의 한 실업계 중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5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팀 크레취머(17)는 "재미로 사람을 죽였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자 독일 시사 주간지 슈테른에 따르면, 당시 인질로 붙잡혔던 이고르 볼프(41) 씨는 자동차 뒷자리에서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던 크레취머에게 왜 학교에서 사람들을 죽였느냐고 묻자 큰 소리로 "재미를 위해서, 재미있어서"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크레취머는 학교에서 학생 8명과 교사 3명, 학교 앞에 있는 병원 직원 1명 등 12명을 살해한 뒤 볼프 씨의 차에 올라 타고 시내를 향했었다.

볼프 씨는 범인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뒷자리로 들어와 머리에 총을 겨눈 뒤 최고 속도로 운전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는 오른 손으로 총을 잡고 왼손으로는 총알을 계속 장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레취머가 "이 근처에 다른 학교를 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면서 제2의 범행을 저지르려는 의도인 것 같아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볼프 씨는 또 탈출 기회를 엿보던 중 교차로 정지신호에서 도망하려 했으나 아이들과 할머니들이 보여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그 때 탈출했더라면 범인이 즉각 아이들이나 노인들에게도 총질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경찰의 검문이 나타나자 자동차를 도로 옆으로 대면서 자동차를 박차고 나가 다행히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

크레취머는 볼프 씨의 행동에 당황, 곧바로 차에서 내려 학교에서 약 30㎞ 떨어진 벤들링겐 시의 공단 지역으로 도주했다.

그는 자동차 대리점에 들어가 영업사원 1명과 고객 1명을 살해한 뒤 다시 밖으로 나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자살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