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스트레스로 '이를 가는' 미국인들도 크게 늘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7년 12월을 기점으로 미국 내 이갈이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 매사추세츠주(州) 데덤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로버트 에마미 박사는 지난해 두 개의 치과병원에서 예년의 배에 해당하는 이갈이 환자를 받았다면서 "이갈이는 치아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치아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이갈이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나타나는 징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치과협회(ADA)의 소비자 자문 담당자인 레슬리 셀딘 박사 역시 협회 소속 의사들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이갈이 환자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셀딘 박사는 "이를 가는 버릇이 치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면서, 이갈이 환자들은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셀딘 박사는 또 이를 가는 것을 막는 장치인 '나이트 가드(night guard)' 착용 역시 유용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가는 습관을 방치했다 치아 손상, 턱근육 손상 치료에 수천 달러를 들이게 되느니, 증상 초기에 400~600달러짜리 맞춤형 나이트 가드를 구입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익이라는 것이다.

이갈이 환자들은 또 자기 전에 술이나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며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셀딘 박사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