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콘돔, 에이즈예방에 도움 안돼"
교황은 이날 아프리카 첫 순방지인 카메룬을 향하는 알리탈리아항공 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가 에이즈와의 전쟁에 있어 최일선에 서 있음을 강조한 뒤 "콘돔 배포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문제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어 섹스에 대한 책임감 있고 도덕적인 태도가 에이즈와 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이 지난 2005년 4월 취임 이후 콘돔 사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 콘돔이 아닌 성적 절제가 에이즈 확산을 막는 최선을 방법이라고 종종 언급했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인위적인 피임이라는 이유를 들어 콘돔 사용에 반대해 왔으며, 바티칸의 고위 성직자들은 부부간 정절과 혼전 섹스를 자제하는 것이 에이즈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교황이 이번에 순방에 나선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HIV 감염자는 2천200여만명에 달한다.
지난 2007년의 경우 전세계 에이즈 사망자의 4분의 3, 그리고 HIV 감염자의 3분의 2가 아프리카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 예방단체인 `트리트먼트액션캠페인'(TAC)의 정책.연구 책임자 레베카 호데스는 "콘돔 사용에 대한 교황의 반대는 본인에게 있어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명보다 교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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