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5일 러시아 전투기들의 베네수엘라 방문은 언제든지 환영하겠지만 러시아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관영TV와 라디오로 중계된 정례 일요연설에서, 러시아 언론이 최근 베네수엘라의 군사기지 제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면서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폭격기들이 필요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착륙하는 것을 환영하겠다고 밝힌 적은 있으나 군기지 제공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러시아에 접근해 온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꾸준히 거론되어 온 군기지 제공에 대해 분명한 거부 입장을 확인해 주목된다.

이에 앞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지난 14일 "러시아군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 전략 폭격기가 베네수엘라 측이 제공한 기지에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장거리 비행대 참모장 아나톨리 지카레프 장군은 "차베스 대통령이 에어돔 시설이 갖춰져 있어 전략폭격기들의 임시기지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져 있는 한 섬 전체를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작년 9월 러시아 Tu-160 폭격기 2대가 베네수엘라 영공에서 비행훈련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이어 11월에는 카리브해에서 러시아 해군과 군사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급속도로 러시아에 접근했었다.

지카레프 장군은 러시아 폭격기들이 쿠바에 주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 크렘린은 "그의 발언은 기술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반응을 보였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일요연설을 통해 또 중부해안에서 180km쯤 떨어져 있는 카리브해의 오르칠라 섬에 있는 군기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곳은 전략적 지점으로 해군기지로서 뿐아니라 경제지역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어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칠라섬에는 이미 헬기 착륙장과 선박접안 등 소규모 군사시설을 갖춰져 있으며 대통령 별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