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25일부터 이틀간 멕시코를 방문한다고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가 13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멕시코시티와 북부 산업도시 몬테레이를 방문하면서 국경지역의 안전 문제, 미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메리다 계획 등 양국의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레포르마는 전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문은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마약범죄에 관련된 살인 광풍을 둘러싼 책임 소재를 놓고 양국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정부가 마약카르텔들의 위세에 눌려 멕시코 정부가 일부 지역에서 치안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하자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마약소비국인 미국이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해 6천290명이 마약 범죄로 숨졌으며, 올해 들어서도 8주 만에 1천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멕시코 정부는 집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마약 조직들 사이의 영역 전쟁으로 피닉스에서만 2007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560명 이상이 납치되면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으며, 애틀랜타와 조지아, 버밍엄, 앨라배마 등지에서도 마약조직과 관련된 살인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11일 150명의 방위군 외에 추가로 250명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달 1천명 파병을 요청하는 등 마약 범죄를 막아달라는 주 정부들의 방위군 파병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