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지니아주(州)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 위치한 배틀필드 공립 고등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산운용사인 BB&T의 로고를 볼 수 있다.

정부 지원 감소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학교가 워싱턴 D.C. 학교 가운데 최초로 가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과 인터넷 광고 계약을 맺었기 때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13일 불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미국의 공립학교들이 이처럼 직.간접적인 상업 행위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틀필드 고교는 지난 10월 홈페이지를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자동차 매매상, 전력회사,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 등의 광고를 해주는 대가로 5만여 달러를 지원받았다.

일부 학부모와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가 나서서 기업을 광고하는 행위가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상행위에 나서는 학교도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카운티 지역 학교들은 스쿨버스에서 라디오 광고를 틀어주다 학부모의 항의로 중단했고 버지니아주 패어팩스 카운티의 학교들은 학교건물 이름을 후원 업체명으로 바꾸겠다고 제안했다.

심지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한 교사는 지난해 11월 사무용품 예산이 3분의 1로 줄어들자 시험지에 들어갈 광고 공간을 팔기 시작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공립학교 교육재단의 섀런 헨리 대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기부를 극대화할 모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리조나 주립대 교육정책연구소의 알렉스 몰나르 소장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광고를 접하게 될 경우 무의식적으로 이를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작은 광고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