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시급히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충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미디어 재벌 알렉산드르 레베데프가 인수한 '이브닝 스탠더드' 본사 방문차 영국 런던에 들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명령을 내리는 것을 멈추고 자체적으로 페레스트로이카를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러시아의 페레스트로이카보다 큰 규모일 것이며 그와 그의 행정부가 개혁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속에서 취임했으며 지금의 문제는 미국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충고했다.

그는 모두가 미국을 지시를 내리는 양치기로 여기는데 익숙해져 있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나고 있으며 한 나라가 절대 전 세계를 통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세계가 '새로운 모델'을 을 찾아야 한다면서 주요 변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등과 같은 국제기관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직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지만 곧 레베데프와 함께 워싱턴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전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고르바초프 재단을 위한 기금 마련 콘서트를 관람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레이거노믹스'(로널드 레이전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집착하는 영국 보수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당이 기존의 정책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그들은 마음가짐부터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