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과 내달 초 굵직굵직한 국제회의가 잇따르면서 유럽이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을 순방, 부시 행정부 8년간 훼손됐던 대서양 양안 관계의 복원이 순조롭게 시작될 것인지 주목된다.

우선 3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이른바 '천막회의'가 열린다.

지난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회의에서 제안했던 이 회의는 유엔과 개최국 네덜란드,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공동 주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회의에는 특히 아프가니스탄 안정 및 재건에 결정적 변수인 이란과 파키스탄도 초청되는데 이란이 회의 참석에 긍정적 신호를 보여 미국-이란 대좌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천막회의가 국제 외교ㆍ안보 현안인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라면 4월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제2차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작년 11월 제1차 G20 정상회의(미국 워싱턴 D.C.)에서 논의했던 국제금융 시스템 개혁 등의 과제에 세부적인 해결책과 실행방안을 정리할 제2차 정상회의는 금융위기 극복과 재발 방지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제2차 정상회의에서는 위기를 틈타 고개를 드는 보호주의를 차단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재원을 증액, 전 세계 금융시장의 '동맥경화' 현상을 해소하는 동시에 IMF와 세계은행 개혁을 통한 위기 재발 방지에 합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G20 정상회의 직후 4월3~4일에는 창설 60주년을 맞는 나토가 프랑스-독일 접경 도시인 스트라스부르(프랑스)와 켈(독일)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환갑'을 맞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토의 위상과 역할, 나토-유럽연합(EU) 및 나토-러시아 관계 재정립 등이 이번 정상회의에 핵심 의제로 테이블에 올려질 전망이다.

한편,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나토 정상회의 이외에 프랑스, 독일과의 양자 정상회의를 갖고 나토 정상회의 직후인 내달 5일에는 EU 이사회 순번의장국 체코의 프라하를 방문해 EU 정상들과 대면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4월6~8일에는 터키를 방문해 양국 협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