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세기형 학교수업 모델로 한국을 거론했다. 하이브리드 카 디자인과 제조 능력,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력을 사례로 들어 한국의 경쟁력을 언급한 데 이어 세 번째다. 이 정도면 그를 거의 한국의 홍보 대사감이라고 부를 만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워싱턴DC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에서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을 통해 "미국 어린이들은 매년 한국 어린이들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한 달이나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세기의 도전은 교실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 공부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한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바로 여기 미국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산업계에 질 높은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2010년까지 미국의 대학생 졸업 비율을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국민들에게 주요 사안을 역설할 때마다 한국을 모델로 제시했다. 지난해 9월 오하이오주 대선 유세전에서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 자동차가 미국에서 발명됐고 자동차 디자인 혁신도 이곳에서 이뤄져 왔는데,도대체 왜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 자동차의 디자인 및 제조를 한국과 일본이 하도록 내버려 두었느냐"고 토로했다. 지난 2월 첫 의회 연설에서는 "우리는 태양광 기술을 발명했으나 태양광 전지를 생산하는 독일과 일본에 뒤처져 있고,전기자동차 조립 라인이 돌고 있으나 이들 자동차는 한국산 배터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가 이처럼 한국을 빈번하게 거론하는 데는 주변 한국계 인물들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골프도 같이 치며 정무비서관 역할을 하는 유진 강이 한국계이며 워싱턴DC의 공교육을 재건하고 있는 미셸 리 교육감도 한국계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