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노 가오루 일본 재무상이 '고이즈미 정권'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최근 일본 내에서는 경기가 급속히 나빠지면서 구조개혁을 내걸고 일본에 미국식 자본주의를 도입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금융상과 경제재정상도 겸하고 있는 요사노 재무상은 1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고이즈미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해 "세계가 순조롭게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경제학이었다"며 "불황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경제학으로,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이즈미 경제정책의 잘못된 사례로 "중소기업금융공고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국책 금융사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런 정책금융기관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을 들었다.

그는 또 "고이즈미 정권 때 재정 지출을 억제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겼다"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해도 불황 극복 과정에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등 일본 사회에 많은 고통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요사노 재무상은 "재정 건전화도 중요하지만 비상 사태에서 벗어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요사노 재무상은 현재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