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위한 수업확충 모델로 한국 거론
"대졸 비율 세계최고 목표"..교육비전 제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미국의 어린이들은 매년 한국의 어린이들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개월이나 적다"며 21세기에 대비한 수업확충 모델로 한국을 직접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에서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을 통해 "새로운 세기의 도전은 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 공부할 것을 요구한다"며 "한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바로 여기 미국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환경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교육시간의 개혁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과거 농경국가 시절 방과 후에 아동들의 노동력이 필요하던 시기에 설계된 학교수업일정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현행 학교일정은 미국의 경쟁력에 불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미국의 학교일정은 21세기 경제를 준비하는 데는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로 그것이 효과적인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 확대와 학교가 문을 여는 동안에 더 많은 시간을 수업에 할애하는 방안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교육환경과 방식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의 책임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아무리 개혁적이고 또 교사들이 아무리 효과적으로 가르쳐도, 학생들이 자신들의 교육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성공할 수 없다"며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 제때 등교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필요할 경우 과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을 생각조차 해서는 안된다"면서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고 국가도 포기하는 것으로 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는 2010년까지 미국의 대학생 졸업 비율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리겠다면서 교육 수준이 높은 경쟁력있는 노동력을 키워내기 위해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확대 및 고교 퇴학률 감소 노력 강화 등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교육의 성취는 미국에서 항상 함께 해왔고 미래는 시민을 가장 잘 교육하는 국가의 것"이라며 경제위기 극복 노력 과정에서 교육개혁을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교육정책의 목표를 세계 경쟁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노동력과 연계시키면서, 2020년까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대학 졸업생을 배출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교육의 성과평가를 중시하는 성과급 지급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은 진보를 가로막고 우리 교육의 후퇴를 영속화시켜온 낡은 논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우리당의 많은 지지자도 우수한 교사들에게 추가 보상하는 것에 반대해왔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학교는 반드시 고교생 탈락자 비율을 낮춰야 한다"며 "고교생 탈락자 비율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말했다.

교육개혁의 하나로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만, 공립학교와는 달리 운영상 자율성이 중시되는 `차터 스쿨'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제안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행정부에서 만들어진 낙오학생방지법을 재정비하겠다며 초등학교에서 읽기와 수학에 더 엄격하고 통일된 기준을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