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가자 개방.정착촌 동결 촉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4일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주택들을 강제로 철거하고 있는 정책이 국제적 의무에 위반된다며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서안을 방문 중인 클린턴 장관은 이날 마무드 압바스 수반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런 행위는 평화 로드맵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최근 동예루살렘 내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무허가 주택 80채를 철거할 계획을 잡고 이중 일부에 대한 집행을 강행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문제의 가옥들이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적법한 건축허가를 받아 지어졌다고 맞서왔다.

클린턴 장관은 또 "미국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완전히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 `두 국가 해법(공존안)'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차 확인했다.

앞서 압바스 수반은 이날 중무장 경호 속에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를 처음 찾은 클린턴 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국경을 조속히 개방하고 서안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도 동결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차지한 점령지인 서안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을 영토로 독립국가를 건설하길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 건설하는 것에 반대해왔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평화협상에 장애로 작용하는 정착촌 활동의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이날 라말라의 한 학교를 찾아가 영어수업을 참관한 뒤 가난한 팔레스타인 학생들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하거나 미국 학교에 유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클린턴 장관의 방문 중에도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남부 국경지대에 있는 `밀수땅굴'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의 땅굴 3곳을 공격했다면서 "3곳 중 1곳에서 2차 폭발이 일어난 점으로 미뤄 이곳에 무기류가 보관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