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정부 "美와 공조해 경매 막을 것"

오는 5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 국부(國父) 마하트마 간디의 유품에 인도인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미국 뉴욕 소재 경매회사인 '안티쿼럼 옥셔니어'가 간디의 둥근 테 안경과 회중시계, 가죽 샌들, 밥그릇 등에 대한 경매 날짜가 다가올수록 인도인의 분노와 함께 인도 정부의 회수 의지도 굳세지고 있지만 유품 소장자는 태도는 여전히 냉담하다.

인도 정부는 미국 국무부에 이번 경매를 막아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고, 델리 고등법원에서는 경매 중지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암비카 소니 인도 문화장관은 "외무부가 미 국무부와 공조해 경매를 저지할 것"이라면서 "유품을 돌려받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치 않겠다"고 밝혔다.

또 간디의 증손자인 우샤르 간디는 이번 경매가 "심각한 모욕"이라며 인도 정부를 향해 경매를 막아줄 것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인도 국민이나 정부가 이처럼 경매에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은 간디의 유품이 현대 인도의 저항과 독립정신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경매 품목으로 나온 안경은 1930년대 간디가 인도군 장교 시리 디완 나와브에게 선물하면서 '자유 인도'를 꿈꾸게 한 눈(eyes)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9년 간디가 설립한 나브지반 트러스트의 위임을 받아 유품 반환운동에 나선 모한 파라사란 법무차관은 "간디에 속했던 모든 물품은 유산으로서 가치가 대단하고 마땅히 인도에 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매업체는 간디의 유품을 2만~3만달러 정도로 평가하고 실제 경매에서는 낙찰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뿐 별다른 반응이 없다.

또 간디의 유품을 소장하고 있는 제임스 오티스는 인도 정부에 유품을 넘겨줄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반환에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스스로 평화운동가라고 소개한 오티스는 2일 "지난 밤(1일) 뉴욕에 있는 인도 영사관 관계자로부터 처음 이메일을 받았다"면서 영사관 측에서 제시한 구매가가 너무 낮아 반환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오티스는 인도 정부가 금전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하거나 인도 빈민을 위한 예산을 현행 국내총생산의 1%에서 5%로 늘리는 등의 전향적인 복지정책을 발표한다면 유품을 반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4일 뉴욕 주재 인도 영사관에서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양측의 합의가 나오더라도 이미 업체와 경매 계약이 이뤄진 상황에서 일정을 지연하거나 취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뉴델리 AFP.dpa=연합뉴스)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