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제 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 결정과 처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미 정가로부터 농구 용어인 `속공'(Fast break)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농구를 즐기는 오바마가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경제 위기 해결이라는 중책을 떠맡아 대규모 경기부양 관련 법안의 통과와 집행, 전임 행정부와 차별화되고 있는 정책의 입안 등에서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오바마의 행보가 최근 엄청난 속도를 내는 데는 심각해지는 경제 위기 현실과 오바마 개인의 민첩한 정책적 감각 등이 주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는 농구 게임 초반부터 상대와의 점수 격차를 벌이길 원하고 있고 발목을 잡으려는 정적들을 일찌감치 뒤처지도록 만들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로선 미국내 지지도가 아직은 탄탄한 편이고 경제 위기 정책상 별다른 하자가 없는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에 과감하고 저돌적인 정책을 통해 미국인 뿐 아니라 전세계 투자자들이 조기에 미국으로 다시 몰려 오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뉴스위크는 오바마가 속도를 내며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서 미국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특징이나 약점이 있을 수 있다며 내년도 예산안의 경우 과거 행정부와 많이 달라진 모습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거나 공개한 적이 없었던 반면 오바마는 의회에 내놓은 예산안에서 연간 전비를 1천400억 달러 규모로 정해놓고 있다.

오바마는 특히 2011년과 2012년 연간 전비를 500억 달러로 줄이는 방안을 담아 해당 2년간 1천800억달러를 아끼기로 했으며 이는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개입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임을 의미한다.

오바마의 예산 운영 방안에는 2010년 경제 성장률을 1.7%로 예상하고 재정 적자를 대폭 줄여나가겠다는 `장밋빛 시나리오'가 들어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한 과세 정책으로 세수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하고 있다.

환경단체 등이 주장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제'의 개념을 도입,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탄소 배출량 한도를 지정한뒤 이를 초과하면 그만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뉴스위크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중인 이같은 예산 관련 정책이 의도대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오바마가 출범 초기 여론의 지지를 업고 신속하고도 저돌적인 정책을 진행중이지만 이해 관계에 따라 갈등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