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 등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지난해 활동한 증오단체 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오단체를 감시하는 미국 남부빈민법률센터(SPLC)는 26일(현지시각)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지난해 활동한 증오단체는 926개로 전년(888개) 대비 4% 늘었으며 2000년(602개)에 비해서는 56%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자인 마크 포톡은 "어려운 경제상황 등이 소수집단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증오단체 성장에 호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도 이를 미국이 유색인종에 포위돼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여기는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어 오바마가 미국 역대 대통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암살위협을 받았다면서 일부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실제 오바마 암살 위협 및 음모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11월 오바마의 당선 이후 미 전역에서 수십명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오바마 모형을 불태우거나 유색 인종을 구타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증오단체들은 신나치주의 단체와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KK), 흑인 분리주의 단체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들은 오바마를 싫어하고 동성애와 이민을 반대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특히 경기불황기를 맞아 남미계 이민에 반기를 들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