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을 휩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인공은 퀴즈쇼에 출연해 백만장자가 되지만 인도 슬럼가 아이들은 여전히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지난 2004년 집권한 국민회의당 정부는 경제성장과 아동복지 개선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 추진했지만 오히려 아동의 기아실태는 더 심각해졌다는 것.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아동복지 관련 예산은 지난 2003∼2004회계연도 전체 정부예산의 2.20%에 불과했으나 2008∼2009 회계연도에는 5.35%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1998∼1999회계연도에 15.5%였던 영양실조 아동 비율은 2005∼2006회계연도에 19.1%로 높아졌고, 철분과 비타민 B12, 엽산 등 영양부족에 따른 질병인 빈혈 아동 비율도 같은 기간 74.2%에서 79.2%로 커졌다.

또 하루 권장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인구 비율은 농촌이 75%에서 87%로, 도시지역은 57%에서 64.5%로 확대됐다.

인도 아동보호 관련 단체인 아동권리연대(IACR)의 라지아 이스마일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기본적인 음식인 달 마카니(콩을 삶아 크림과 섞은 요리)와 로티(밀가루 빵)조차 먹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0∼3세 아이들은 그야말로 위기 상황에 처해있고, 8∼10세 아동들도 영양 부족 상태"라며 "정책 당국이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